본문 바로가기
영화, 드라마 리뷰

타르(Tar), 난해하지만 감동적인 영화

by 공부하는 토토 2023. 3. 1.
반응형
 
TAR 타르
무대를 장악하는 마에스트로, 욕망을 불태우는 괴물,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 이 이야기는 그녀의 정점에서 시작된다.
평점
8.9 (2023.02.22 개봉)
감독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랑, 니나 호스, 줄리안 글로버, 앨런 코더너, 마크 스트롱, 시드니 레먼, 알렉 볼드윈, 프랑크 뢰트

1. 영화를 보기 전 알아야 할 것

이 영화의 주인공 '리디아 타르'는 실존 인물은 아닙니다.

케이트 블란쳇의 신들린 연기로 마치 실존인물로 느껴질 뿐 그저 있을 법한 인물입니다.

영화의 내용이 다소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주인공의 연기력이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영화를 잘 모르는 일반인의 시선에서도 탁월합니다.

이 영화는  베니스영화제,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였고 곧 있을 2023 아카데미에서

6개 부문 노미네이트된 상태입니다.

영화에서는 크게 두 가지 큰 줄기가 나옵니다.

주인공이 당대 최고 지휘자로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인터뷰나 생활상, 학생지도모습에서

다룹니다. 그리고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나락으로 순식간에 떨어지는 순간, 그간 그녀의

명성으로 용납되었던 생활태도가 모든 죄악의 원인이 되어 그녀를 공격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영화도입부에 지루하게  일종의 토속음악이 흘러 나오는데 인터뷰 장면에서

얘기된, 그녀의 경력에서 암시된 원주민 마을에서 흘러나왔을법한 음악인데 정말 오랫동안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의 인터뷰 장면이 꽤 오랫동안 나옵니다.

여기서 인내심을 테스트받게 됩니다. 러닝타임이 158분이라 후회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녀였기에 그토록 지루한 대사를 관객들이 몰입하여 따라가게 합니다.

그 뒤에는 훨씬 보기가 편해집니다. 인물들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음악도 나오고 그녀의

탁월한 연기도 계속 이어집니다. 각오하고 보면 꽤 괜찮은 영화이고 영화광이라면

치켜세울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전반에 흐르는 영어, 독일어, 클래식음악

등이 무척 듣기 좋았고 배경음악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그들 자체의 소리를 민감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2. 인물, 줄거리

리디아 타르는 베를린 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입니다.

그녀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그 자리에 올라왔지만 내면의 갈등이나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를  본인의 위치를 무기로  능수능란하게 조절합니다.

악단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샤론과 그녀의 어린 딸과 같이 살고 있는 그녀는 남자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입니다. 그녀는 샤론뿐만 아니라 비서 프란체스카, 신입 첼리스트 올가 등

자신을 흠모하는 젊은 여성들을 지위와 눈빛으로 조정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그녀를 결정적 파탄으로 내 몬, 바이얼리니스트 크리스타의 자살 사건이 발생합니다.

리디아는 그녀와의 관계를 감추려고 그녀와의 이메일을 비서에게 삭제하라 하지만

비서 프란체스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녀는 유명 악단의 지휘자로 모든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정하려 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명성이 더해질수록 악단 내에서의 그녀는

나이 든 부지휘자를 쫓아내고 독보적인 첼리스트대신 호감 있는 신입 첼리스트 올가를

솔로로 발탁하기 위해  첼로솔로가 필요한 엘가곡을 선택하는 등 오만함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올가는 여태껏 그녀가 선택했던 여자들과는 많이 달라 본인의 의견대로 음식을

선택하고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하고 리디아를 자신이 거주하는 폐건물로 들어오게

해서 사나운 개의 공격을 받게 합니다. 올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 오히려 리디아를

이용하여 자신의 경력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녀는 최고 지휘자로서의 나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숨이 찰 때까지 러닝을 하고 

권투를 합니다. 소리에 민감한 그녀는 작은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환청이 들리기도 하고

생활의 작은 소리에까지 과민해집니다.

크리스타의 자살로 인해 그간 감추어져 있던 그녀의 추악한 일면들이 드러나고 갈수록

여론이 나빠져 그녀는 지휘자 자리에서 물러 나게 됩니다.

그녀는 마지막순간까지 그녀를 대체한 다른 지휘자를 밀어내는 촌극을 벌입니다

리디아의 악보가 사라지는 장면이 있는데 샤론이 다른 지휘자에게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후 리디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커리어를 이어 가는데 어느 날 맛사지샵을 방문했다가

마사지할 젊은 여자를 선택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과거를 회상하고 구역질을 하며

스스로 자신의 추악암을 못 견뎌합니다.

최고의 지휘자로서 살았던 리디아는 그녀를 따르던 모든 여자들을 떠나보내고

동남아시아에서 비디오게임용 음악을 녹음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3.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리디아가 지휘자자리를 내려놓고 떠날 때 아무도 그녀의 곁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녀와 동거하던 샤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알아서 모든 일을 하던 비서 프란체스카,

최고의 악단 첼리스트를 무시하고 발탁한, 그녀가 눈독을 들이며 편애했던 올가 모두

본인의 커리어를 위하여 아니면 한때나마 그녀의 능력과 지휘를 흠모하여 곁에 있었지만

결국은 그녀를 원망하며 떠났고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습니다.

그녀가 나중에 진정한 반성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구역질을 할 정도의 행동이지만

거기에 자신의 사과나 반성은 그녀에겐 또 다른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이런 인물만을 보여 준 것이고 권선징악을 강조하기에는 요즘사회는 너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지휘자로서 악단을 지휘하는 모습도 유명 클래식곡도 많이 나오지 않지만

연습할 때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 가며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카리스마를

뽐내며 악단을 압도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력은 탁월합니다.

그녀 외에도 샤론, 프란체스카, 올가의, 대사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심적갈등을 표정이나

눈빛으로 나타내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감동적입니다.

여기저기 은유한 것들을 찾아내는 것은 피곤하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기도 합니다.

영화제용 영화의 느낌이라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런 부류의 영화치고는 많이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출연진들의 연기력은 정말 칭찬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이하게 영화를 감상할 때보다 감상평을 쓰며 하나하나 되짚어 보니 더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의미하는 바를 챙기면서 보고 싶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