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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페르시아어 수업 (persian lessons, 2020년)

by 공부하는 토토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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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의 줄거리

   유대인 질은 우연히 페르시아어 책을 얻음으로써 다른 유대인들이 트럭에서 끌려 나와

총살되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운 좋게 페르시아어를 배우고자 하는 독일 장교의 눈에 들어

다소 편안한 주방일을 하거나 장부 정리를 하게 됩니다.

그는 살기 위해 가짜로라도 페르시아어를 알아야만 했고 정체가 탄로 날 뻔했던

여러 번의 상황을 때로는 운으로, 때로는 기지로 모면합니다.

독일 장교 코흐 대위는 테헤란에서 요리사로 식당을 하는 게 꿈이라 요리 관련 단어나

기본적인 단어를 먼저 익히고자 합니다.

질은 단어를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 본인 스스로도 잊지 않기 위해 일하면서도 자면서도

계속 단어를 되뇝니다.

너무나 많은 단어가 쌓이고 주체할 수 없어진 주인공에게 포로수용소 명부 작성의 일이 주어지고

이를  본인만의 공식을 만들어 단어장으로 사용합니다.

 

 

페르시아어에 너무나 골몰한 질은 아파서 신음할때도 자신의 창작어를 내뱉으며 코흐대위에게

철저한 믿음을 줍니다.  중간중간 그를 의심하는 독일군에게서 보호막이 되어 준 대위는 마지막 수용소를 떠날 때 그를 구해주고 살려 주겠다는 약속을 지킵니다. 

특별한 인연이었던 두 사람은 마지막 장면에서 극명한 대비가 됩니다.

코흐대위는 식당을 열겠다는 부푼희망으로 이란공항에 도착합니다.

"페르시아어 할 수 있나요?"  "그럼요"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고 대위는 배신감에 울부짖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의심스러운 행동에 이란군이 달려들어 그를 제압합니다.

한 편, 질은 먼 길을 돌아 자유의 몸으로 연합군 막사에 앉아 그들의 물음에 답합니다.

"기억나는 사람이 있나요?"

그 물음에 그의 입에서 수 천 개의 이름 (단어)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장면이  영화의 첫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만든 수천 개의 단어가 거의 모두, 수용소에서 만난 유대인들의 이름에서 따온 거였습니다.

 

2. 영화속으로 (색다른 시선-언어)

이 영화에는 크게 3가지 언어가 등장합니다. 프랑스어, 독어,

그리고 그들이 페르시아어라 믿는 창작어,

첫 장면에서는 마지막장면과 같이 프랑스어가 나옵니다.

그리고 영화전반에 걸쳐서는 유대인 수용소에서 독일어가 일상어로 사용되고

질과 코흐 대위 두 명만 알고 있는 창작된 가짜 페르시아어가 나옵니다

영화스토리와는 별개로 비록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말을 배우는 방식은

실제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방식과 같았고 막바지에 포로들 사이에서 남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자기들만의 언어로 얘기할 땐 웃음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코흐대위는 페르시아어를 한다는 사실에 만족했을 겁니다.

영화에서 전쟁의 잔혹성과 참혹함을 느끼고

특히 주인공이 마지막에 유대인 희생자 이름을 말할 때의

슬픈 감동과 별개로 과연 인간에게 언어란 뭘까를 잠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전에 대학시절에 에스페란토어를 잠시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영어가 전 세계 공용어가 되었지만

그 당시엔 세계인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문법도, 발음도 쉬운 말을 새로 만들어

공용어로 하자는 취지로

안과의사인 자멘호프 박사가 만들어 낸 이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언어란 소통의 도구인데 같은 언어를 쓰면 친밀감,

감정표현이 원활하여 유대감이 훨씬 많이 생깁니다

아마 코흐대위가 의심스러움을 뛰어넘어 질을 끝까지 살려 준 것은

세상에서 단 두 사람만이 아는 언어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언어는 작품이나 학문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이므로  그 가치는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 있을 겁니다. 질이 만든 언어도 체계를 갖춰 발전해 여러 사람이 사용했다면

어쩌면 지구상 여러 언어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언어는 질에겐 가장 아픈 언어입니다.

 

3.  리뷰를 마치며

  

원작: 볼프강 콜하세 (언어의 발명, Erfindung Einer Sprache)

감독: 바딤 피얼

출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라르스 아이딩어, 요나스 나이, 레오니 베네쉬

 

실화를 바탕으로 이전 나치, 유대인, 전쟁영화와는 다른 방향의 감동을 준 잘 만들어진 영화라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남녀간의 사랑보다 인간에 대한 애정, 처절함, 간절함 등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영화를 보려고 검색을 해 봤지만 상영관이 잘 없어 감상하기까지 오래 걸린 영화,

충분히 찾아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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